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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에 개인적인 딜레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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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왠만해선 스마트폰인거 같다. 사용하는 사람에게 어떤 이유가 있건 간에 피쳐폰을 쓰는 사람을 보고 특별한 시선을 보내게 된 시대가 됐으니 말이다. 물론 나도 스마트폰 유저긴 하다.

오늘 내가 오랜만에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스마트폰과 피쳐폰에 대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왠지 남들이 하는 건 자기도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유행에 민감하다. 남보다 앞서가거나 튀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교육문제도 그런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건 그거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난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다.


대한민국 스마트폰 유저에게 있어서 필수 어플이라고 꼽히는 카카오톡. 그저 무료라면 양잿물도 퍼마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무료 문자 어플의 확장형(이라고 나는 인식하고 있음). 하지만 난 솔직히 스마트폰 요금제의 최하단계를 써도 한달에 제공되는 무료통화/문자를 다 못 쓸 정도로 내 폰은 그저 전자시계를 대신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옵큐2도 아니고 옵큐를 2년 넘게 쓰고 있는 것도 그냥 트위터 머신으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슬슬 바꾸고는 싶은데...엑페Z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옛날에 다니던 회사에서 폰은 피쳐폰을 쓰면서도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카톡을 하는 상사도 봤다. 이미 카톡은 대한민국 사람들의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연락처를 주고 받고 난 뒤에 하루이틀 지나면 카톡은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 친구등록이 안 되니까 이상해서(...) 그 때마다 안 한다고 하면 꼭 피쳐폰 쓰는 사람 보듯이 왜 안 하냐고 되물어본다. 안 하는 이유?

나도 처음 스마트폰을 샀을 때(지금 쓰는 옵큐) 스마트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니까 사고 나서 그 주 주말에 만났던 아는 형들에게 맛폰 처음 샀는데 뭐 깔아야 되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 형들이 대뜸 카카오톡 깔아야지 하면서 내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걍 깔아주더라. 그 다음이 충격이었다.

일부러 캡쳐까지 해왔다. 왠지 폰 디자인이 옵큐 같아 보여(...)


내 폰은 한번 전화번호부에 저장해둔 번호는 왠만해선 안 지운다. 언젠가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연락을 걸기는 커녕 폰에 뜬 연락처에 연동 되어 뜨는 저장된 이름을 보고 수신을 회피하고픈 전화번호가 전화번호부의 7~80%는 될꺼다 아마 ㅋㅋㅋ (참고로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번호는 대략 200~250개)

그런데 카카오톡을 까니까 위에 첨부한 사진에 설명한 것과 같이 내 전화번호부에 있는 번호들을 내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싸그리 자동으로 친구 등록을 하는게 아닌가. 화들짝 놀라서 당장 카카오톡을 지웠다. 그 뒤로 이 어플은 절대 깔면 안 되는 어플로 내 머리 속에서 낙인이 찍혔다. 전화번호로 쓰기 싫으면 아이디 등록해서 패드로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는 사람도 가끔 있는데 난 솔직히 패드를 거의 독서용으로 쓰기 때문에 잘 안 들고 다닌다. 푸쉬도 다 껐다. 솔직히 옵큐 유저로서 아이패드의 문자 입력은 되게 불편하다. 아 ㅅㅂ 헬지 이놈들아 옵큐3 만들어라(...어?!)

아 음 가끔씩 본론을 탈선하고 있지만 어찌됐건 난 카카오톡을 쓰기 싫다. 일본에 있는 동생은 일본에서 카카오톡보다 대세인 라인을 쓰고 있다보니 그거라도 쓰던가...라고 하는데 오로지 동생이랑 연락하기 위해 까는 것도 좀(...) 랄까 동생하고 그렇게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할 일도 없어. 어짜피 너 5월 지나면 영구귀국 할꺼잖아 ㅋㅋㅋ

쓰자마자 또 탈선해버렸네. 여튼 이제까진 잘 피해왔다. 그런데 올해 회사에서 승진하면서 영업도 해라...라고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번주에 엊그제부터 오늘까지 출장을 다녀왔다. 명목은 거래처 인사.

이 때 같이 동행한 영업부 팀장인 차장님이 카카오톡을 안 쓰는 나에게 다시 충고를 했다. 우리 업종 같은 경우엔 폰으로 사진 주고 받을 일도 제법 있는데 내 직속 상사인 기술부 과장님은 아직도 017에 피쳐폰 쓰시는 분이고 난 카카오톡을 안 쓰는 구식 스마트폰 유저라 사진 전송에 에로사항이 꽃핀다고 앞으로는 좀 쓰란다. 그냥 MMS로 사진 전송 하면 해상도가 낮아져서 안 좋다고.

그러면서 어제 묵호에 거래처 사장님이랑 한잔 하면서 보니까 이 분 한 50대 초반? 이쯤으로 보이는데 갤3로 카카오톡 잘 하시더라. 그걸 보면서 '아 정말 스마트폰이랑 카카오톡이란게 우리 생활에 제대로 정착됐구나' 라고 새삼 깨닳았다. 나도 이 업을 계속 하려면 결국 피해갈 수 없다는 것도.

하지만 여전히 두렵다. 친구 자동등록이야 그래 아싸리 과거와의 결별을 하는 의미에서 절대로 내가 연락 할 일이 없는 연락처들은 싸그리 날려버리고 깔끔하게 카카오톡 친구 등록해도 괜찮은 사람들만 전화번호부에 남겨둔 채로 깔아서 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애매한 점이 하나.

아주 가끔, 나한테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왜 답을 안 하느냐...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때마다 "난 카카오톡 안 하는데?" 라고 대답하면 "어라 그럼 여기 등록된 니 이름은 뭐냐?" 라고 되물어온다. 나도 신기했다. 딱 한 번 사촌형의 경우엔 그쪽 회사에 동명이인이 있는 오치로 끝이 났지만 다른 사람은?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게 '예전에 딱 한번 카카오톡 깔자마자 지우면서 내가 친구등록을 시도했었고 당시에 내 번호를 저장하고 있던 상대방도 자동으로 등록됐던게 아닌가' 라고 추측을 했었다.

그렇다. 이게 무서운거다. 그리고 궁금하다. 정말로 내가 상대를 친구 등록하지 않더라도 상대가 내 번호를 가지고 있고 카카오톡을 한다면 저쪽에서 자동으로 친구 등록을 해서 보여지는게 아닌가. 결국 카카오톡도 메신저라는 구조라면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을텐데...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만약에 이게 정말이라면 내쪽에서 전화번호부를 정리하더라도 의미가 없지 않는가. 나 같이 전화번호부 정리 안 하고 있는 사람들 제법 있거든(...) 왜 아냐고? 이미 인연 끊은 단체에서 의미도 없이 단체 문자 계속 날아오는거 보면 알어 ㅋㅋㅋ 랄까 작년에는 직접 전화도 몇번 오더라. 안 받았지만.

그리하여 이 문제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금 번호로는 카카오톡을 할 수 없겠다는 결론이 선거다. 그렇다고 내가 서브폰을 쓸만큼 풍족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전화 업무가 많은 것도 아니다. 최초에 언급했듯이 스마트폰 최저요금제에 제공되는 매달 무료통화/문자를 한번도 다 써본 적이 없으니까(...) 폰으로 메신저 프로그램 전혀 안 쓰고도 이 정도면 나도 참 사회성 없긴 없나보다 ㅋ

만약에 서브폰을 쓴다고 해도 다른 번호로 하면 명함을 파서 돌린 의미가 없자나. 말단 직원이 폰 번호 바꿨다고 명함 새로 파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결국 지금 쓰는 번호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유지하는 한은 지우고 싶은 과거와의 결별을 할 수가 없다. 어찌해야하나...

그러고보니 낮에 출장에서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으면서 차장님이 한 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냐고 물어보길래 "LGT에는 듀얼 넘버라는 서비스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019 넘버로" 라고 대답을 했더니 뭐 한 사람이 카카오톡 계정 두 개로 사기를 친 에피소드 이야기를 해주던데...그럼 뭐야? 내가 지금 LGT 유저니까 저거 신청해서 019로 카카오톡 하면 서브폰 안 사고 듀얼 넘버로 카카오톡이 가능 한건가? 랄까 메인 넘버랑 서브 넘버랑 카카오톡이 구분은 가능한건가? 지금 현재 내 메인 010 넘버 말고 서브 019 넘버로 카카오톡을 등록해서 사용하는게 가능은 한건가? 메인 넘버쪽을 노출 안 시키면서 내가 원하는 사람들만 친추 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해볼만 할꺼 같은데.

어짜피 지금 내가 카카오톡을 써야할지도 모르는 건 업무에 필요한 도구로써이고 보통은 전화로 하다가 사진 같은 걸 주고 받을 때 카톡이 있으면 좋다 라는 부차적인 거니까 카톡을 써야 할 땐 상대방한테 카톡은 이 번호이다 라고 알려만 주면 되는거잖아. 통화는 명함에 메인 010 넘버로 계속 할 수 있으니 명함도 안 바꿔도 되고. 으음...이래저래 복잡다.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건가? ㅋㅋㅋ



사족.

난 유행에 신경쓰지 않는다. PC쪽으로 봐도 우리나라에서 메신저라고 하면 MSN보단 네이트온이다. 하지만 난 MSN 유저. 이쪽으로 먼저 시작했고 아직도 이쪽에 친구가 많아서 라는 이유도 있지만, 난 어떻게 보면 유행이라던가 한국적이라던가 그런거에 좀 반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 뭐 네이트온은 학교 다닐 때 애들이랑 과제 공유 하느라 잠깐 쓰긴 했지만 결국 졸업 후엔 쓰지 않았다.

난 능동적이지 않다. 누구와 연락을 취하는 건 대부분 상대가 연락을 해오면 거기에 수동적으로 대응해줄 뿐이다. (정말 영업이랑 안 맞는 성격 ㅋㅋㅋ) 그런 이유 때문에 내 폰에 무료통화/문자는 항상 1/3도 다 못 쓸 뿐이고, 나에게 연락을 하려는 사람은 내가 카카오톡을 하건 말건 전화든 문자든 다른 수단을 취해서 연락을 해온다. 내가 카카오톡이나 네이트온을 하지 않는 것 때문에 그쪽을 주로 쓰는 친구들이랑 연락이 뜸해질 수도 있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런 이유로 연락이 뜸해질 정도면 애시당초 중요한 인연도 아니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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